고층 빌딩 사이,
삭막한 도심 속 은은한 불 빛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가 있었다.
처음에는 '무슨 포차 같은데?' 하다가도
정말 포차라는 게 확신이 들때쯤, 아.. 잘 찾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 그 집은 바로..
도심 속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해운대 포차 '삼정 집'
어두워진 하늘 아래
주황색으로 물들인 해운대 포차 '삼정 집' 안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.
해운대 포차의 내부 모습이다.
사진 색감에서부터 느껴지는 아늑한 분위기.
각자 할 말이 많은 듯 각 테이블에 놓인 소주 잔과 안주들이 왠지 정겹게 느껴진다.
해운대 포차 '삼정 집'의 메뉴판이다.
아쉽게도 뒷 면은 사진으로 못 남겼지만 우리가 원하는 메뉴는 사진에 모두 담겨있다.
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, 붕장어(아나고) 회이다.
붕장어 회를 2가지 종류로 고를 수 있다. 세꼬시 또는 회로.
붕장어를 세꼬시로 먹어본 것이 더 익숙했지만,
새로운 경험도 나쁘지않다.
바로 회(세로 썰기)로 주문을 하였다. 붕장어를 회처럼 먹다니..
메인 메뉴를 주문하기 전,
기본 상차림이다. 당근과 마요네즈에 찍어먹을 수 있는 셀러리.
짭조름하지만 달콤한 양념 소스를 얹은 양배추까지.
생각보다 기본 상차림은 단순했다. 그래서 그렇게 눈길은 가지 않았지만
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.
포차 느낌다운 옥색 빛의 그릇들.
왜 그릇에서부터 할머니 생각이 날까.
겉으로 보기에는 광어회 같지만
부드럽고 흐물한 광어회와 다르게 탱글함이 묻어 나오는 붕장어 회다.
식감은?
이야 이거 신기했다. 입 안에서 회가 잘 안 씹힌다. 되게 탄력 있고 탱탱하기 때문이다.
아무것도 찍어먹지 않았을 때 붕장어만의 고소함과 담백함이 잘 느껴졌다.
아쉽게도 메뉴판 뒷 면을 찍지 못했지만.
군만두다. 매콤한 군만두란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.
만두 속 당면과 함께 속이 꽉 찬 모습이다.
분명 먹을 땐 매콤했는데 어딜 봐서 매콤한 맛이 생기는지 재료만 보고 알 수가 없었다.
양동이에 가득 담긴 매운탕이다.
생선 기름이 둥둥 떠있는 국물 맛은 아주 일품이었다.
음식점 탐방을 하면서 맛 표현에 대해 최대한 솔직하고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음미하면서 먹는 버릇이 생겼다.
일반 매운탕은 당연히 매콤하다. 그리고 맛있다.
하지만, 해운대 포차 '삼정 집'의 매운탕은 처음 맛볼 때 느껴지는 매콤함. 거기서 끝이 아닌
국물을 목구멍으로 삼킬 때, 목에서 입 밖으로 고추와 섞인 국물의 칼칼함이 다시 나온다.
이게 일반 매운탕과의 차이점이었다.
글로 봤을 때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, 이 작은 차이가 가게의 정체성이 되고 우린 가게를 기억하게 된다.
도심 속 바다를 연상케 하는 해운대 포차 '삼정 집'
지친 내 마음을 잠시 위로할 수 있는 곳.
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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